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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신술과 무도 종목
  • 기사등록 2022-03-21 12:47:42
  • 기사수정 2022-03-21 12: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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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신술과 격투기는 다릅니다. '격투기는 룰이 있어서' 따위의 말과는 아무 상관 없이 격투기와 호신술은 다릅니다. 배우는 목적도 다르고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다르며 배우게 되는 기술도 다릅니다. 물론 격투기를 배운 사람은 호신술을 익힐 때 상대적으로 습득이 빠르며 실전 상황에서 판단이 정확한 편에 속하겠지요. 그러나 경기에서 이겨야 하는 기술인 격투기와 극단적인 상황의 모면이 목적인 호신술은 처음부터 다른 장릅니다. 하지만 호신술의 명인들 중 무도계의 지도자가 많음은 우연이 아닙니다.

 

협의의 호신이 있고 광의의 호신이 있습니다. 협의의 호신은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대인대처법입니다. 예를 들어 상대가 머리카락을 움켜잡았을 때 처리하는 방법이라든가 때릴 때 반격하는 요령 등이지요. 반대로 광의의 호신은 상대가 반드시 사람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공사장을 지나갈 때 불안한 바닥을 살피는 것과 위를 주시하며 물건의 추락 같은 것을 염두에 둔 조심스러움 같은 것이지요. 이런것도 하나의 호신입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대인 대처, 즉 사람에 의한 위협을 상대하는 것은 정신력과 기술이 필요한 세계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호신의 시작이며 그것에 필요한 지혜와 안목을 평소에 익혀야 합니다. 

 

이것을 반대로 생각하면 처음부터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방법이 요구되지요. 수많은 강력범죄와 테러 등이 항상 소프트 타겟을 선택하는 이유는 그것이 가해자에게 가장 부담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골이 장대한 청년을 유괴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가해자는 대부분 저항할 수 없는 약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위험한 장소를 피하는 것이 하나의 호신이듯 만만하지 않게 보이는 것도 호신입니다. 그런 점에서 약골이었던 남자가 헬스클럽에서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여 몸이 근육질로 바뀐 뒤 별다른 격투기 기술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비 걸리는 일이 없더라는 것은 그만큼 범죄가 단순한 면이 있는 것이지요. 그렇기에 아이를 혼자 둬서는 안 됩니다. 아이를 위험한 시각에 위험한 길을 걷게 해서는 안 됩니다. 대부분의 범죄자들이 목표를 정할 때 그 대상을 힘없이 걷고 있는 여자를 노렸다는 정보를 들었을 때 ‘참으로 범죄는 변하지 않는구나’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호신술의 가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그래도 그것을 사용하여 나를 지켰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사용했다는 것은 상대에게 물리적으로 대응했음을 의미하며 이는 가해자였던 상대방이 크게 다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그래서 이 간단한 논리는 사실 스스로도 상대의 중상해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의한 폭력에서 내 몸과 내 가족의 인생을 지켜냄이 크기에 호신술은 앞으로도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호신술의 범주에 드는 종목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답은 ‘모든 무술이 그러하다’입니다. 주짓수, 복싱, 태권도, 유도, 합기도 등 그 어떤 것도 호신적 가치가 큽니다. 난폭한 폭력을 대처하는 효율성은 방식이든 뭐든 딱히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상황에서 배운 것을 활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자신감과 용기겠지요. 만일 투기 종목 간에 어떤 차이가 있다면 그러한 마인드를 고취시킬 수 있는 장르인가 아닌가에서 결정된다고 보는데 실은 이 장르는 스파링 빈도를 의미합니다. 

 

강력한 기술로 구성된 무술일지라도 스파링 체계가 빈약하고 빈도가 약하다면 호신적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 강하다고 인정받는 모든 무도는 사실 스포츠화, 즉 스파링 자체가 그 종목을 익히는 바로미터가 된 종목들입니다. 예를 들어 주짓수와 유도가 강한 이유는 운동 자체가 스파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고, 또 복싱이 강한 이유는 일반 사람들은 평생 살며 눈앞에 주먹이 오가는 일이 드문 반면 운동 자체가 그것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효과적인 호신술은 기술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배운 사람에게 자신감과 침착함 그리고 용기를 심어주는 무도일 것입니다.

 

호신술은 외부의 위험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지만 이것을 익히기 위해서는 스스로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러한 위험을 미리 피해갈 줄 아는 슬기로움이 가장 으뜸가는 호신술임을 명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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