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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스포츠 성장의 근간이자 ‘불확실성’ 극대화의 동력인 전력균등화 제도!
  • 기사등록 2022-02-24 14:18:47
  • 기사수정 2022-03-18 11: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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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대 스포츠(NFL-아메리칸풋볼, MLB-야구, NBA-농구, NHL-아이스하키)와 유럽 축구는 서로 각자의 모델을 고수하며 세계 프로스포츠계의 양대 산맥으로 성장해왔습니다. 미국 프로스포츠에서는 ‘불확실성’을 핵심요소로 보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팀 간의 전력균등화를 추구해왔습니다. 반면, 유럽 축구의 경우 전력균등화 제도들이 부재한 자유경쟁 시스템 속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물론 단적인 예일 수 있으나, 전력균등화 제도를 도입한 미국 프로스포츠와 해당 제도가 부재한 유럽 축구의 차이는 역대 리그 우승 팀들을 확인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위 표에 나타난 바와 같이 리그 우승팀 수에서 미국과 유럽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전력균등화 제도들의 결과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4대 프로스포츠가 도입하고 있는 전력균등화 제도 중 (1) 드래프트 제도, (2) 샐러리캡 제도가 가장 눈에 띄는 제도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드래프트(Draft) 제도

미국 프로스포츠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제도로 각 구단들이 리그 규정 에 따라 정해진 순서(리그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이전 시즌 최하위 팀부터 역 순)를 통해 선수를 선발하는 방법입니다. 프로 진출을 희망하는 신인 선수들을 주 대상 으로 리그에서 일괄적으로 지원을 받고 구단들은 일정한 순서대로 공모에 응한 선수들 을 선발하게 됩니다. 본 제도는 구단 간의 영입 경쟁을 사전에 예방하여 과도한 계약금  및 연봉 지불을 방지합니다. 다시 말해,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구단과 상대적으로 그 렇지 못한 구단 간의‘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제도적으로 제한하여 전력균등화를 도 모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드래프트 제도가 부재한 유럽 축구의 경우 경제력이 뒷받침되 는 구단들이 우수선수들을 독점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 은 구단 간 전력 차이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2) 샐러리캡(Salary Cap) 제도

한 팀 선수들의 연봉 총액이 일정액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는 제도로 구단 별 재정 능 력에 관계없이 선수들에게 지급할 수 있는 연봉 총액을 리그 차원에서 통일하여 전력균 등화를 도모합니다. 본 제도는 계속해서 치솟고 있는 선수들의 연봉으로 인한 구단들의  적자운영을 방지하고, 재정이 충분한 구단들이 우수선수들을 독점할 수 없도록 제한합 니다. 뿐만 아니라 어느 구단에서도 받을 수 있는 연봉이 크게 상이하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의 이적이 유럽 축구처럼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 팀에서 입단부 터 은퇴까지 생활을 하는 선수들이 많고, 이는 팬들과 선수들의 유대감을 지속시켜는  중요한 역할도 합니다(예: 프렌차이즈 스타). 더 많은 연봉을 받으려는 선수협의회와 구 단 지출 조절을 통해 운영 안정화를 추구하는 리그는 단체교섭협약(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을 통해 샐러리캡 상한 금액을 정하게 되고 정해진 연봉 총액은 리그 모든  구단들에게 적용됩니다. 몇몇 리그에서는 연봉 상한선뿐만 아니라 하한선도 정해(일종의  최저임금) 실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경기 결과의 ‘불확실성’이 팬들로 하여금 경기장을 찾고 TV로 경기를 시청하게 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확언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 국가의 문화와 국민적 성향, 리그의 역사와 배경 등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팬들이 리그 어느 팀과 겨루어도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어야 경기장을 더 찾게 되지 않을까요? 리그 팀들의 전력이 어느 정도 균등화되어 있어야 경기가 더 흥미롭지 않을까요? 아마도 미국 프로스포츠에서는 이러한 질문들을 던지며 불확실성을 높이려 했을 것입니다.

 

전력균등화 제도들은 분명 구단 간 전력 차이를 해소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동반되어 나타나는 문제점들도 존재합니다. 드래프트 제도의 경우‘개인의 취업에 대한 자유’를 제한하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법적 소송을 제기되었던 부분입니다. 이처럼“리그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선수들이 희생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듯이 전력균등화 제도들의 도입은 분명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전력균등화 제도들은 구단 간 전력 차이를 줄일 뿐만 아니라, 구단들의 지출을 조절해준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들 대다수가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전력균등화 제도들이 정답은 아닐 수 있지만 고민해볼 만한 방안일 것입니다. 국내 프로스포츠가 제도적 변화에 대한 고민을 통해 선진화된 프로스포츠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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